2007년 1월 24일 스위스의 알프스 휴양지 다보스(Davos), 이곳에서 세계경제포럼(WEF : World Economic Forum)이 주최한 ‘다보스포럼’이 열렸다. 24개국 정상을 비롯해 90개국에서 240024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포럼에서는 ‘이동하는 힘의 평형(The Shifting Power Equation)’이라는 주제하에, 친디아(Chindia, 중국+인도) 등 신흥 경제대륙의 부상, 커뮤니케이션 권력 이동을 주도하는 새로운 공동체 네트워크 등장, 혁신을 가져다주는 소비자의 역할, 석유 등 천연자원 공급국의 시장 영향력 확대 등이 주요 논제로 다뤄졌다.
다보스포럼은 민간 재단이 주최하는 회의이지만, 세계 각국에서 총리, 장관, 대기업의 최고경영자 등 매년 2,000명에 가까운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가해 약 1주일 동안 정치・경제 및 문화에 이르는 폭넓은 분야에 걸쳐 토론을 벌인다. 주요 인사의 중대 발언이 나오기도 하고, 극비의 수뇌회담이 열리는 등 국제적 영향력을 가진 살롱의 역할을 하고 있다.
회의를 주최하는 세계경제포럼은 독일 태생의 유태인으로 현재 제네바대학교 교수를 겸임하고 있는 슈바프(Klaus Schwab)가 1971년 설립한 비영리 재단이다. 재단은 법인 회원제로 운영되는데, 현재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1,200개 이상의 기업체와 단체가 가입해 있다.
세계화에 따른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부자들의 사교장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다보스포럼을 통해 세계의 환경변화를 관찰하고 여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겠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 톡톡 튀는 표현과 용어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트라이벌리즘
: ‘tribe(부족)와 ’-ism(주의)‘의 합성어인 이 용어는 '부족 중심주의'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글로벌화에 따라 뚜렷한 정체성을 지닌 집단을 뜻한다. 원래 부족사회는 특정한 부족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로 대개 규모가 작고 집단구조도 간단하다. 그러나 이들은 독특한 사고방식과 통일된 정체성을 가진 집단으로 다소 폐쇄적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각국 지도자들이 이처럼 튀는 정신세계를 가진 집단과 협력해야 지역 안정과 경제번영을 이룰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트라이벌리즘의 한 예로 북한을 곱을 수 있는데, 북한은 주체사상과 반미-반일정신으로 무장했으며 국가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대외신뢰도가 부족한 편이다.
인포데믹스
: '정보(information)’와 ‘유행병(epidemic)’을 합친 말로 정보 확산에 따른 각종 부작용을 말한다. 어떤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에 대한 왜곡된 정보와 엉뚱한 소문이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 자칫 정치, 안보는 물론 경제에도 타격을 주는 현상을 말하는데, 대표적인 예가 사스(SARS,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와 조류인플루엔자이다. 이에 대한 잘못된 소문들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근거 없는 공포를 증폭시켰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이른바 특정 개인에 대한 마녀사냥동 인포데믹스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정계(政界)에서 정적(政敵)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흔히 ‘아니면 말고’ 식을 말한다)을 인터넷에 확산시키는 활동이나 연예인 등 유명인사에 대한 잘못된 인터넷 정보도 여기에 해당한다. 사실 물리적 폭력에 못지않은 심각한 범죄행위이다.
싱글 이코노미(Single Economy)
: ‘독신 경제’로도 알려진 이 용어는 현재 미국, 독일 등 선진국 주요 도시에 교육 수준이 높고 전문성을 지닌 20~30대 독신자가 늘면서 경제주체로 부상하고 있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다보스포럼에서는 특히 젊은 독신여성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업들은 이 새로운 계층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선사업기업가(Philanthropreneurs)
‘자선사업(Philanthtropy)’ 과 ‘기업가(enttrepreneur)’를 합친 용어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처럼 세계적인 갑보이면서 자선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이들을 칭한다. 특히 이들은 자산사업에도 결과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등 기업의 운영방식을 일부 도입한 점이 눈에 띈다.
그밖에 전 세계 44억 명에 달하는 저소득층을 일컫는 ‘금융소외자(the Unbanked)’라는 용어와 석유자원을 가진 러시아・중앙아시아・남미국가들의 정치입지 강화를 묘사한 ‘석유정치(Pretropolitics, petroleum + Politics)’라는 말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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